진보당사건 변론에 나타난 체제 인식과 변호사집단의 동향

Lawyers and the Understanding of System in the Defense of the Case of Progressive Party of Korea
  • 박보영

초록

해방에서부터 4 ‧19까지의 국가만들기 여정에서, 가장 상징적인 정치사건으로 등장한 진보당사건의 법정공방은 ‘선택한 체제’의 ‘박제된 이념’에 던지는지식인 집단의 치열한 이의제기였다. 1심에서 최종심까지 35차에 이르는 공판에서 진보당 인사들은 한결같이 반공‧반일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총인원 26명에 이르는 변호인단은 검찰의 시대착오적인 반공 일색이 민주사회의 엄중한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정작 변화 발전을 거듭하는 서구 자본주의를 제대로이해하지 못하는 무지를 드러내고 있다고 공격했다. 정부 수립과 사회적 건설의시기, 어떤 국가를 만들 것인가에 대한 완결되지 못한 답들에 의해 부딪히는지점들이 공판정에서 가감 없이 재연되었다. 요컨대 반공독재가 강요하는 반(反)평화적 국시와 후진적이고 경직된 자본주의 체제의 배타성에 대해 변호인단은 합법 정당의 강령과 세계 자본주의의 변화 추세를 근거로 치열한 공방을펼쳤다. 동시에 사법부의 독립을 위협하는 정치적 이슈마다 변호사집단은 재야법조인으로서 조직적 대응력을 키워나갔다. 진보당 사건을 비롯한 대형 정치 사건의 경험들이 변호사들에게 야성(野 性)-법치 민주수호자라는 자의식의 설정을 가능케 했다. 뚜렷한 집단문화나조직적 전통이 약했던 변호사들은 정치적 공안사건 변론을 통해 연대를 확인하고, 이승만 정권과 조용순 대법원체제에 대항하는 야당과의 연합전선을 형성했다. 혁명으로 돌출된 공간 안에서 법관선거제와 법관연임제 문제가 재론화되고 혁명입법으로 가시화되기까지 과정에는, 1950년대를 통과하며 정치적압력단체로서 체급을 형성하고 조직화한 변호사집단의 성장이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4 ‧19혁명이 열어놓은 정치적 공간 속에서 반(反)이승만이 곧 개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중적 열기에 편승하여 법률가집단은 혁명의 의미와 결실을 전유했고, 식민지 지배계층의 일부를 형성했던 것에 대한 일말의 원죄의식은 삭제되었다.

키워드

진보당사건; 변호인단; 체제 선택; 사법주의; 법률가정치; Progressive Party Case; Defense Counsel; System Choice; Judicialism; jurist politics
제목
진보당사건 변론에 나타난 체제 인식과 변호사집단의 동향
제목 (타언어)
Lawyers and the Understanding of System in the Defense of the Case of Progressive Party of Korea
저자
박보영
발행일
2022-06
유형
Y
저널명
한국근현대사연구
호
101
페이지
197 ~ 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