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표절과 위작에 대한 논란

Controversy of Plagiarism and Forgery in Joseon

초록

고려 시대부터 표절은 도둑질로 비유되었고 조선 시대에는 ‘슬갑 도둑’이라는 구체적 비유까지 생겨나 조롱의 대상이 되었다. 문재(文才)로 입신양명했다고 알려진 최숙정(崔淑精)은 중요한 시기마다 표절한 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출세하였으며, 심지어 요절한 동생의 문집을 위조하여 『동문선』에 실어 전하려 하였다. 여러 번 재미를 본 표절 행위는 결국 위작까지 저지르게 만든다는 것을 최숙정의 예에서 볼 수 있다. 조선 시대에 이루어진 위작의 또 한 가지 유형은 유명인의 이름을 빙자한 것이다. 김시습은 스스로 ‘항간의 「삼각산」 시란 무뢰배가 전파한 허무맹랑한 날조 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전설적 인물을 더욱 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누군가가 작품을 날조 전파하였고, 그것에 따라 진위 논증과 시비가 이어지게 된 것이다. 만약 기록을 신뢰한다면, 조선 제일의 표절, 위조범은 허균이 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허균은 평소 사적 차원의 표절을 일삼았었을 뿐만 아니라 명나라로 사신을 갔을 때 자신이 위조한 책을 구입한 것처럼 속여 반입하는가 하면, 양국 간의 민감한 외교 문제를 해결한 공을 세우기 위해 도서를 위조했다고 한다. 그리고 막대한 비용을 받고 명나라 사행을 허위로 다녀오는 척하였다. 이 과정에서 명나라와 조선의 어보(御寶)와 각종 문서를 위조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요절한 누이 허난설헌이 생전에 중국 사람의 시를 표절한 작품과 자신의 위작을 섞은 뒤에 중국인 주지번(朱之蕃)의 서문을 받아 중국에서 간행하여 영원히 전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그의 형 허봉(許篈)은 정적(政敵)에게 타격을 주기 위하여 율곡의 시를 위작하였고, 그 시가 허균의 시선집 『국조시산』에 실렸기에, 그것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처럼 허균과 그 남매의 표절과 위조는 사적(私的)인 영역, 조선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며 매우 대담한 양상을 보인다. 다만 의도적 왜곡 여부의 확인과 함께 치밀한 위조 검증이 필요하다.

키워드

표절; 위작; 최숙정; 김시습; 허균; 허봉; 허난설헌.; Plagiarism; Forgery; Choi Suk-jeong; Kim Si-seup; Heo Gyun; Heo Bong; Heo Nanseolheon.
제목
조선의 표절과 위작에 대한 논란
제목 (타언어)
Controversy of Plagiarism and Forgery in Joseon
저자
강민구
DOI
10.17293/dbkcls.2024..100.59
발행일
2024-09
유형
Y
저널명
동방한문학
호
100
페이지
59 ~ 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