退溪의 「天命新圖」와 ‘存養’의 삭제

Toegye’s 「Cheonmyeongshindo(天命新圖)」 and Deletion of ‘jionyang(存養)’
  • 허준원

초록

본고는 退溪 李滉의 마지막 저작물일 가능성이 높은 「天命新圖」의 ‘存養’과 ‘省察’로 대표되는 공부 권역의 의미를 재고찰한 것이다. 퇴계가 제작한 「天命圖」는 秋巒 鄭之雲의 原圖를 수정한 「天命舊圖」와 「天命新圖」가 있다. 그런데 「천명신도」의 경우, 완성한 시기를 포함하여 관련한 설명이 퇴계 당대의 기록에 남아 있지 않다. 또한, 현재 여러 문헌에 圖本이 흩어져있고 도본마다 도상의 차이가 있어 「천명신도」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많은 의문점이 남아 있지만, 특히 그중에 특이한 점은 『퇴계집』·『천명도설』을 비롯한 다수의 「천명신도」 도본에 「천명구도」에 있던 ‘存養’ 字가 삭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에 퇴계 만년의 사상과 공부론이 정확히 밝혀지기 위해서는 「천명신도」에 ‘存養’이 삭제된 것이 단순한 실수인지 또는 퇴계가 의도한 것인지 규명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천명신도」에 대한 재검토를 시도하였다. 「천명신도」의 여러 도본 중 『퇴계집』의 「天命新圖」는 직접 사료이면서 퇴계의 의도대로 ‘惡幾’ 字가 반으로 나뉘어 있고 또한 도상의 세밀한 부분까지 오류가 없는 정확도와 완성도가 매우 높은 그림이다. 따라서 ‘存養’ 字가 성권에 삭제된 것 또한 퇴계의 의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 본연지성과 기질지성이 혼재한 「天命舊圖」와 다르게 「천명신도」의 性권은 순수한 理의 공간이자 未發之中이 강조된 그림이다. 또한 情권에 속해있던 ‘省察’이 ‘惡幾’ 위의 性권으로 이동하면서 개념상 구분이 아닌 실제 공부를 진행하는 시점이 반영되었다. 이렇듯 「천명신도」 도상이 수정된 방향성을 고려했을 때, 「천명신도」의 성권에 만약 ‘存養’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본연지성의 ‘순수한 理의 공간’ 안에서 의식행위인 ‘存養’ 공부가 진행됨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퇴계가 「천명구도」 제작 당시 몰랐던 靜·未發 공부의 폐단인 ‘마음속에서 마음을 구하는 공부’이자 ‘허무와 적멸에 빠지는 공부’를 뜻한다. 여기에 『聖學十圖』를 제작하며 절대적이고 순수한 ‘理’의 원형 공간을 확립한 퇴계가 「천명신도」를 최종 완성하면서 역시 ‘理’의 원형 공간으로서 성권의 ‘存養’을 삭제하였을 것을 본고는 제안한다. 즉 퇴계는 본연지성을 보존하고 길러내는 공부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실천해야 하는 공부임을 「천명신도」를 통해 말한 것이다. 따라서 퇴계가 「천명신도」 ‘존양’을 단순한 실수로 누락한 것이 아님을 제안한다.

키워드

퇴계; 천명도; 천명신도; 성찰; 존양; 성학십도; 미발; Toegye; Cheonmyeongdo; Cheonmyeongshindo; reflection; Jionyang
제목
退溪의 「天命新圖」와 ‘存養’의 삭제
제목 (타언어)
Toegye’s 「Cheonmyeongshindo(天命新圖)」 and Deletion of ‘jionyang(存養)’
저자
허준원
발행일
2024-04
유형
Y
저널명
南冥學硏究
호
80
페이지
247 ~ 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