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자표기법 ‘역상불역하譯上不譯下’의 생성 과정과 생성의 주체

A study on the creation process and creators of Chinese character borrowing notation 譯上不譯下 translate leading kanj not translate trailing kanji
  • 백두현

초록

중국 한문자 수용과 발전에 있어서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시기적으로 뒤처졌다. 그러나 신라는고구려와 백제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 차자표기법을 창안했다. 앞글자는 훈으로 읽고, 뒷글자는 음으로 읽는 역상불역하(譯上不譯下)라는 차자법이 바로 그것이다. ‘譯上不譯下’라는 표현은 『삼국유사』 제4권 「원종흥법 염촉멸신(原宗興法猒髑滅身)」 기사에 처음 보이는데 ‘猒髑’(염촉)의 앞글자는 번역하고 뒷글자는 번역하지 않음을 뜻한다. 두 글자 이상의 차자 표기에서 한자의 훈(뜻)이 중심[主]이 되고, 음이 뒤따름[從]을 뜻하는 훈주음종(訓主音從)과 역상불역하는 그 본질이 유사하다. ‘역상불역하’라는 표현이 신라 당대 자료에나타난 것은 아니지만 향가와 이두문 등의 표기에 이용되었다. 신라 사람들은 한자의 음과 훈을 빌려 표기 수단으로 이용하였고, 여기에 창의적 변용을 더하였다. 이 과정(process)을 <학습⇒내면화⇒창의적 변용>으로 요약할 수 있다. 한자의 음과 훈을 이용한 차자법을 만들고, 신라어 표현에 가장 적합한 ‘역상불역하’의 방법을 창안해 냈다. 한문자의 학습과 내면화 그리고 창의적으로 변용한 작업에는 이것을 행한 행위 주체가 있게 마련이다. 7세기 중반~8세기에 신라의 학승 음의가(音義家, 원측·순경 등) 수십 명이 활동하였다. 이들은 화엄경 등 여러 불경에 음과 뜻을 풀이한 주석을 달았다. 이 작업은 불경의 한문을 신라말로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석의 상당 부분은 한자, 한문구, 한자음에 대한 풀이[釋名]이다. 비문과 목간문을 작성한 문척(文尺)도 이두문의 발달에 일정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유교 경서를 공부한 유학자를 대표하는 인물은 설총과 강수이다. 설총은 경서를 신라어로 풀이함으로써 유학 공부는 물론 구결의 발전에 기여했다. 화랑은 경서를 학습하고, 향가를 짓고 부름으로써 차자법 발달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 화랑도 교육은 백제와 고구려에 없는 신라 특유의 청년 교육 제도였고, 향가 역시 신라 특유의 것이다. 역상불역하의 차자표기법도 신라 특유의 것이니 지도자로서의 승려, 교육생으로서의 화랑, 이들이 지어 부른 향가, 향가를 표기하기 위한 역상불역하의 원리는 서로 밀접한 상관성을 맺으며, 차차표기법 발달의 배경이 되었다.

키워드

yeoksangbulyeokha(譯上不譯下); hunjueumjong(訓主音從); Hyangga(鄕歌); Idu(吏讀); muncheok(文尺); annotatormonks(音義家 學僧); 역상불역하; 훈주음종; 향가; 이두; 문척; 음의가 학승
제목
차자표기법 ‘역상불역하譯上不譯下’의 생성 과정과 생성의 주체
제목 (타언어)
A study on the creation process and creators of Chinese character borrowing notation 譯上不譯下 translate leading kanj not translate trailing kanji
저자
백두현
DOI
10.35302/wdis.2023.12.31.73
발행일
2023-12
유형
Y
저널명
木簡과 文字
호
31
페이지
73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