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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아리시마 다케오는 1920년대 한국 근대문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염상섭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제야」, 「암야」 등 초기 단편들은 물론 장편소설 『너희들은 무엇을 어덧느냐』에서도 그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염상섭의 초기 단편들에서 아리시마 다케오의 영향은 주로 인물의 내면 고백, 편지체 등의 주제와 형식 차원에서 발견된다. 이는 한국의 근대소설이 일본 자연주의 소설을 '참조'하면서 형성되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그 형성의 과정은 또한 한국 근대소설이 일본 자연주의 소설을 자기맥락에서 재구성하는, 즉 '전유'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염상섭의 『너희들은 무엇을 어덧느냐』는 아리시마 다케오의 『선언』에서 영향을 받았다. 인물들의 내면적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서 편지를 활용한다는 점, 외국 문학 텍스트를 읽고 스스로의 삶을 반추하는 인물을 설정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특히 『너희들은 무엇을 어덧느냐』의 인물들이 읽은 외국 문학 중에는 『선언』도 있었다. 그러나 염상섭은 『선언』의 소설적 방법들을 다르게 활용했다. 염상섭 소설에서 편지는 인물들의 내면적 진실을 확증해 주기보다는 그 진실을 감추고 인물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한다는 점을 드러내는 식으로 활용했다. 또한 외국 문학 텍스트의 윤리적 수준보다 훨씬 높은 인물을 설정한 『선언』과 달리 일상적인 윤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물을 설정했다. 그럼으로써 소설 속 인물들을 비판적이고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소설적 방식을 활용했다. 이와 같이 염상섭은 초기 단편소설에서 인물의 내면적 진실을 담아내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그 이면을 파헤치고 객관화하는 방법을 확립해 나갔다. 그런 점에서 『너희들은 무엇을 어덧느냐』는 염상섭이 예술가로서 자립해 가는 과정의 한 단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삼 주목해야 한다.
키워드
- 제목
- 아리시마 다케오 『선언』(1915)의 전유와 염상섭의 『너희들은 무엇을 어덧느냐』(1923)
- 제목 (타언어)
- The appropriation of Takeo, Arisima’s 『the Declaration』(1915) Yeom Sang-seop’s 『What Did You Get』(1923)
- 저자
- 이원동
- 발행일
- 2024-12
- 유형
- Y
- 저널명
- 어문학
- 호
- 166
- 페이지
- 231 ~ 263
- 언어
- KOR
- 출판사
- 한국어문학회
- 발행국가
- 대한민국
- 분량
- 33 페이지
- ISSN
- P 1225-3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