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 비판철학에서 조명한 “강한 인류 원리(SAP)”

“Strong Anthropic Principle”(SAP) Examined in The View of Kant’s Critical Philosophy
  • 윤채우

초록

본 논문의 근본 목표는 현대물리학 및 우주론에 등장한 “인류 원리(anthropic principle)”가 과학을 참칭한 ‘신학적 원리’로 전개된다는 점을 칸트 비판철학에 비추어 밝히고, 이로써 칸트 비판철학의 현대적 의의를 확인하는 것이다. 인류 원리는 이론물리학자 브랜든 카터가 도입한 용어다. 그는 이 원리를 “약한 인류 원리(weak anthropic principle)”[WAP]와 “강한 인류 원리(strong anthropic principle)” [SAP]로 구분하였다. 카터가 제창한 인류 원리를 이론물리학자 배로우와 티플러가재정의하고 SAP를 심화․확장하였다. 배로우/티플러는 SAP의 세 가지 해석을 제시하고, SAP를 일반화한 원리로서 “최종 인류 원리(final anthropic principle)”[FAP]를제시하였다. 배로우/티플러가 제시한 SAP의 첫 번째 해석은 ‘신학적 해석’으로서설계 논증(목적론적 논증)이다. 이는 칸트가 <순수이성비판>에서 “자연신학적 증명” 이라고 불렀던 논증이다. 결국 카터의 SAP는 배로우/티플러의 손에서 신학적 해석을 거쳐 FAP로 귀결하였다. 이러한 귀결은 카터가 인류 원리를 통해 뿌린 ‘우주론적특권의 필연성’에서 기원한다. 이 개념은 목적론의 씨앗이 되었다. 카터의 인류 원리는‘목적론적 우주론’을 환기하여 설계 논증을 부활시켰다. 오늘날 유신론자는 물리 상수의 미세 조정 개념으로 신의 현존을 증명하고자 한다. 자연신학적 증명이 이제 ‘미세조정 논증’으로 부활한 셈이다. 미세 조정 개념은 칸트가 자연신학적 증명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말한 “합목적적 질서”에 해당한다. (자연신학적 증명에 등장하는 주요 술어들이 SAP의 신학적 해석에 다시 등장한다.) 자연신학적 증명의 근본 오류는 “합목적적질서”를 사물 밖의 객관적 실체로 보는 것이다. 이는 칸트의 선험적 관념론과 상충한다. (칸트에 따르면 자연법칙/물리 법칙의 입법자는 신의 예지가 아니라 인간의 지성이다.) 저 근본 오류는 SAP의 신학적 해석, 즉 설계 논증(미세 조정 논증)에 다시 나타난다. FAP는 인간이 컴퓨터 과학에 힘입어 전지전능한 존재자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하고나아가 도덕적 완전성까지 이룰 것임을 암시하는 원리다. FAP는 ‘오메가 포인트 신학’ 이자 ‘기술 신학’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계를 망각한 ‘이성의 광기’의 산물이다. FAP는 인류가 존속하는 한 칸트적 비판 정신이 항구적으로 요청됨을 역설적으로 웅변한다.

키워드

칸트 비판철학; 현대 물리학; 자연신학적 증명; 설계 논증; 인류 원리; 미세 조정; Kant’s critical philosophy; Contemporary physics; physico- theological proof; arugment from design; anthropic principle; fine-tuning
제목
칸트 비판철학에서 조명한 “강한 인류 원리(SAP)”
제목 (타언어)
“Strong Anthropic Principle”(SAP) Examined in The View of Kant’s Critical Philosophy
저자
윤채우
DOI
10.32333/KS.51.1.2
발행일
2023-06
유형
Y
저널명
칸트연구
호
51
페이지
37 ~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