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근대적 몽환과 괴기의 세계: 김내성의 「백사도」를 중심으로

A World of Pre-modern Bizarreness and Fantasy
  • 정혜영

초록

이 연구의 분석대상은 1939년 발표된 한국소설 ‘백사도(白蛇圖)’이다. ‘백사도’는 뱀을 숭상하는 무녀와 그 무녀를 향한 한 남성의 광적 사랑, 그리고 이 사랑으로 인해 두 남녀가 겪게 되는 비극적 운명을 그린 소설이다. 소설 속, 어두운 토굴에서 수 십 마리의 뱀과 하나가 되어 있는 무녀의 모습, 특히 거대한 흰 뱀을 목에 걸고 있는 무녀의 모습은 전율을 일으킬 정도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아름답다. 이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이야말로 이 소설을 이루는 주된 정조가 되고 있다. 여성의 아름다운 신체를 휘감은 수십마리의 뱀이 만들어내는 환상성, 이 연구에서는 근대적 합리성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이와 같은 ‘백사도’의 공포와 몽환, 기괴와 아름다움이 어디에서 근원된 것인지를 탐색하려고 한다. ‘백사도(白蛇圖)’가 발표된 1930년대 말 한국사회를 뒤흔든 ‘백백교사건(白白敎)’은 이 탐색의 중요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백백교 사건’이란 한국의 유력 종교단체 중 하나였던 ‘백백교’의 교주가 수많은 여자 신도를 성폭행한 것은 물론 200여 명이 넘는 신도를 살해하여 암매장한 사건이다. 당시 한국을 식민지로서 지배하고 있던 일본제국은 이 사건을 ‘문명화되지 않은 한국의 야만적 이면’을 상징하는 결정적 증거로서 제시하고 있었다. 이 연구에서는 ‘백백교 사건’과 ‘백사도’ 창작 간의 연관관계에 주목하는 한편, 이를 통해서 ‘문명화’라는 이름 아래 제거된 초자연적 세계의 흔적을 찾아가고자 한다.

키워드

김내성; 백사도; 백백교 사건; 그로테스크; 식민지; Kim Nae-sung; Baeksado (The Picture of White Serpent); grotesque; barbarism; colony
제목
전근대적 몽환과 괴기의 세계: 김내성의 「백사도」를 중심으로
제목 (타언어)
A World of Pre-modern Bizarreness and Fantasy
저자
정혜영
DOI
10.22344/fls.2023.89.55
발행일
2023-02
유형
Y
저널명
외국문학연구
호
89
페이지
55 ~ 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