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보기
초록
이 논문에서는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을 통해 유치진의 1930년대 후반기 리얼리즘 연극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이를 위해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의 모호성에 대한 당대 예술인들의 비판과 유치진의 대응, 그리고 <목격자> 공연에 주목하였다. 유치진은 <춘향전>(1936)을 공연하면서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 연극이라 주장 했으나, 여타 극단이 공연한 <춘향전>의 낭만성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를 분명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춘향전>의 각색 의도에 나타난 바를 종합해보면,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 작품이 지녀야 할 조건의 첫째는 이상을 추구하는 의지적 주동인물의 존재이며, 둘째는 느슨한 인과관계에 의한 극 전개, 셋째는 이상적 결과의 제시 의한 낭만성 부각이다. <춘향전>을 공연할 당시 유치진은 “이런 것이 존재 될 수 있는지 없는지 나는 모릅니다”라고 밝힐 정도로 리얼리즘과 로맨티시즘의 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는 리얼리즘과 로맨티시즘의 관계에 대한 임화의 설명을 차용함으로써 이론의 모호한 부분을 메우려 하였다. 그러나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 연극의 실체를 <춘향전>으로 분명하게 보여주지 못한 탓에 유치진에 대한 비판이 계속 이어졌다. 그는 ‘리얼리즘의 심장’을 강화하는 로맨티시즘 효과를 <개골산>(1938) 창작에서 보여주고자 하였으나, 임화로부터 리얼리즘 연극으로 자격 미달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맥스웰 앤더슨의 <윈터셋>(Winterset)을 <목격자>(1938)로 제목 바꾸어 공연에 착수하면서, 유치진은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의 미국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시각에 따라 <윈터셋>을 분석해보면, 이상을 추구하는 의지적 주동인물인 미오(Mio)가 있고, 인과관계가 느슨한 극 전개와 미리암네(Miriamne)를 위시한 여러 인물들이 죽음을 각오하고 진실을 외치는 이상적 마무리에 의해 작품의 낭만성이 부각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유치진의 <윈터셋>의 충실한 재현을 목표로 공연하지 않았고, 식민지조선의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극으로 만들고자 했다. 그는 미오와 트록의 대결구도로 극을 단순화 시켰으며 운문 대사를 버리고 산문 대사로 공연하였다. <목격자>는 불리한 위치에 놓인 자신의 처지를 역전시켜보려는 유치진의 의도에서 공연되었다. 유치진은 사코-반제티 사건과 연계성을 가진 리얼리즘 연극 <윈터셋>을 선택하여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 작품의 지향점을 평론가들이 알게 하였다. 그 후 사코-반제티 사건을 지우고 자신의 의도에 맞추어 연출된 <목격자>의 공연을 통하여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 연극은 본래 대중성이 강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그들이 인정하게 만들었다. 유치진의 기획 의도는 성공을 거두었으나, <목격자> 공연은 1930년대 후기 유치진 리얼리즘 연극이 자가당착에 빠져 새로운 길을 모색할 동력을 상실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유치진이 자가당착의 상태에 놓이게 된 것은 연극대중화 전략의 변화에 따라 리얼리즘 연극의 소재를 바꾸는 방식으로 창작을 지속 해온 결과이다. 그가 지키겠다고 강조하고 있는 ‘리얼리즘 연극 창작’과 연극 대중화를 위한 그의 ‘공연우선주의’는 상호 충돌할 수밖에 없는 이질적 입장이다. <윈터셋>은 사코-반제티 사건이 발생하게 된 문제의 근원과 사회적 치부를 직시하는 작가의 리얼리즘 정신이 살아 있는 작품이다. 유치진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지만, 공연우선주의 입장에 함몰된 그로서는 당대의 문제적 소재로 돌아가 검열과 맞싸울 용기가 없었다. 결국 유치진은 창작 포기 외의 다른 길을 찾지 못한 채 1930년대를 마감하고 말았다.
키워드
- 제목
- 유치진의 리얼리즘을 토대로 한 로맨티시즘과<목격자> 공연
- 제목 (타언어)
- Yoo Chijin’s Romanticism Based on Realism and The Performance of Mokgyeokja
- 저자
- 김재석
- 발행일
- 2021-03
- 유형
- Y
- 저널명
- 한국극예술연구
- 호
- 71
- 페이지
- 215 ~ 257
- 언어
- KOR
- 출판사
- 한국극예술학회
- 발행국가
- 대한민국
- 분량
- 43 페이지
- ISSN
- E 2713-8453
P 1225-7729